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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자리 있습니다.

Look at the bright side

by 질보배 2024. 4. 2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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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오세요 빈 자리 있습니다

쓰러진 사람의 손 잡아줄 수 있는

당신의 구원을 모두에게 말하고 펼치는

빈 자리 있습니다

 

여러분 오세요 빈 자리 있습니다

힘 없는 사람의 편 되어서 싸워줄

주님의 구원을 살아가는 용기가 넘치는

빈 자리 있습니다

 

오세요 빈 자리 있습니다

쓰러진 사람의 손 잡아줄 수 있는

당신의 구원을 모두에게 말하고 펼치는

빈 자리 있습니다

 

-옥선찬양, 황푸하

https://www.youtube.com/watch?v=xB9K5jKU_hM

 

 

 

옥바라지선교센터의 현장예배 노래 중 하나다. 연대 예배를 드리며 불렀던 그 노래.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되었다. 어떤 종류의 책임감, 정의감, 때로는 무력감을 붙들고 광장에 나갔었는데, 지금 우리 사회는 조금 더 나은 곳이 되었을까? 바쁜 일상을 살다보니 무뎌지는 것 같아 서글프기도 하지만, 언제나 곁에 빈자리를 마련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얼마나 자아로 가득 찬 세상을 살아가는 가. 나의 계획, 나의 뜻, 나의 주장, 나의 성공, 나의 명예. 이를 가로질러 마음의 빈 자리를 마련한 다는 것, 타자의 세계의 함께 선다는 것. 그것은 자기 비움이 필요한 일이다.

 

5.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6.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7.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8.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립보서 2:5-8)

 

케노시스. 바울은 예수님의 마음을 품으라고 말한다. 예수님의 마음은 자기를 비우는 마음이다. 자기 주장, 자기 계획, 자기 뜻, 자기 권위를 자발적으로 내려놓는 것이다. 하나님의 본체 성자 예수는 종의 형체를 가지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다. 자기를 낮추고 죽기까지 복종하셨다. 그리고 결국 십자가에서 죽으셨다. 그분의 순종을 통해 인간과 하나님은 화해하게 되었다. 화해자가 갖추어야할 성품은 십자가 위에 자기를 비우는 예수님의 마음, 케노시스의 마음이다.

 

북한 동포를 품으려 하기 전에 한국 사회의 변두리에 있는 이들을 위한 자리가 우리에게 있는지 물어야 한다. 한국은 고도 성장과 경제적 발전을 이루었으나, 이와 동시에 자살률과 저출산 문제도 급격하게 심각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안에 먼저 사회적 약자를 향한 연대의 마음이 없다면, 어떻게 국경 너머의 북한 동포들을 품을 수 있겠는가. 지금의 세대는 전쟁에서 기인한 증오심이나 고통의 기억보다도 생존 투쟁을 부추기는 사회 구조 속에서 개인의 먹고사는 문제에만 치중하게 만드는 것이 통일과 평화문제를 보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비워내야할까. 나만 잘 살려는 이기주의, 짐을 나누어지지 않으려는 악취나는 태도, 개인을 협소하게 만드는 구조에 순응하는 태도야 말로 비우고 허물고 내어버려야할 것들 아니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자기를 비우라는 말에 화들짝 놀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자기를 비운다면 나는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 아 내 속에 뿌리 깊은 저항성을 발견한다. 패권적 중심성, 존재의 위협, 나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그놈의 두려움이 자기 비움을 가로막고 있다.

 

이윤원리 중심의 사회, 상승운동으로 운영되는 세계를 거스르는 길은 하강운동에 동참하는 자기비움의 길이다. 화해신학의 초점은 화해자의 성품으로 재창조되어지는 것이라는데, 나는 다시 한번 이 신학에 기대어보지 않을 수없다. 스스로 자기를 축소하신 하나님을 내 영혼과 몸에 받아들이자. 하나님으로 풍성케 된 자아는 기꺼이 타자를 위해 빈 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 자아다.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으로 예수님을 따라 각자의 손과 발로 평화를 일구어가보자. 갈라진 틈 사이에 십자가를 놓고 자기를 내어주는 화해자가 시대의 부름받은 자일 테니.

 

 

기도

하나님 아버지,

화해자의 성품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우리는 자기를 위해 더 움켜쥐고 채우라 부추기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자기를 비우는 예수님의 길은 너무나 좁고 어렵습니다.

성령님 오셔서 당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내 안에 뿌리 깊은 저항성을 다스려주세요.

자기 비움의 영성을 배우기 원합니다.

한국 교회가 자기 비움의 하강 운동에 동참하여 사회 주변부에 있는 이들과 국경 너머의 북한 동포들까지 품울 수 있는 진정한 교회로 거듭나게 하소서.

한반도에 공평과 정의의 하나님 나라 통치가 이루어지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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